거울로 그리시오(2017) 에서는 신체 부위 윤곽선을 따라 제작한 거울 조각(wearable sculpture)이 등장하며, 몸에 착용하도록 만들어졌다. 2채널 비디오에서 마주 본 두 명의 퍼포머는 이 거울을 도구 삼아 서로를 추적한다. 카메라에 정면으로 등장하는 메인 퍼포머는 전문 무용수이며, 반대편의 퍼포머는 훈련되지 않은 몸을 가진 작가 자신이다.
퍼포머가 ‘거울로 그리시오’라는 지시문에 따라 즉흥으로 움직이면 거울이 가진 반사의 특성으로, 이미지를 그리는 동시에 담을 수 있게 된다. 몸 전체 움직임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실험할 때, 퍼포머 각자는 상대 퍼포머의 움직임과 거울에 반사되는 자신의 모습에 의존하여 움직임이 결정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영상설치 작업에서는 거울조각이 듬성듬성 부착된 의자 프레임이 함께 설치되고, 관람자는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이 의자에 앉아 영상을 관람하는 동시에, 영상 또는 타인의 신체(옆 관람자)가 의자 거울에 반사되어 왜곡돼 보이는 자신의 신체를 경험한다.
비고 BIGO
퍼포먼스, 영상, 설치, 출판물 등의 매체로 작업합니다. 인간에게 몸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몸이 주변 사물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호기심을 갖습니다. 전시공간에서 관객의 몸을 작품에 개입시키면서 관람 주체의 이미지가 왜곡되거나 새로운 이미지가 파생되는 상황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