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의 행동 양식과 역사의 비극적 추동력을 게임 형식의 영상으로 재생해 보인다. <군중의 지혜>는 가상 현실과 게임의 픽션 구조를 극적으로 도입하여, 종료되지 않는 역사의 파국적 시간을 다룬 작업이다. 저항할 새 없이 끝없이 추락하고, 휘몰리고, 다시 허공을 떠도는 군중의 모습은 세계의 불가항력인 힘과 이로부터 작동하는 역사의 역설적 구조를 내비친다. 중력을 무시한 공간의 무자비한 회전과 끝없이 추락하는 사람들, 종료가 없는 이 게임으로부터 폭탄이자 폭죽을 자청하는 군중,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샅샅이 응시하는 가상의 스크린은 우리에게 잔인하게 세계를 폭로해 보인다.
이 비극에서 기승전결의 서사는 없다. 시작도 끝도 없이 반복되는 회전과 추락의 사람들. 역사는 사지가 뒤틀린 군중이 다 함께 휩쓸린 채로 연동되는 구조와 다름없을 것이다. 두 개의 영상은 각각 러닝타임이 끝나도 벗어날 수 없는 구조를 상기시키며, 다른 축에서의 파국적 상황을 가동시킨다. 전시장에서 일본식 코다츠가 한가운데 자리한 공간 구성은 일상 속 무방비적 환경이라는 역설적 상황을 구현해 보인다.
Sungseok Ahn has investigated the relationship between history, the crowd, and the individual. He represents the crowd’s behavioral pattern and the tragic impulse of history in videos in a form of game. In Wisdom of the Crowd, he touches on the catastrophic time of unfinished history by dramatically introducing the fictional structure of virtual reality and game. The crowd endlessly falls down, is drifted, and floats in the air without any chance of resistance and this reflects the irresistible force of the world and the paradoxical structure of history that operates on that force. The ruthless rotation in a zero gravity space, the people endlessly falling down, the crowd willing to be a bomb or a firecracker in this endless game, and the virtual screen gazing at these whole process, all of them cruelly discloses the world to us.
This tragedy does not have a well-organized narrative. The rotation continuously repeated and the people endlessly falling. History is nothing but a structure interlocked with the crowd whose bodies are twisted. The two videos evoke the structure in which one cannot escape from even after its running time and get the catastrophic situation into operation.
안성석 Ahn Sungseok
안성석은 <2019젊은모색> (2019,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에 <나는 울면 서 태어났지만, 많은 사람들은 기뻐했다>로 참여했다. 그는 여러 개인전 <사적 현재>, <사적 경험>, <관할 아닌 관할>, <내일의 도덕>, <인계동1013-2번지>, <따가워> 등 을 통해 자신 이 속한 세대와 시대, 국가와 시스템 등에 대해 역사적인 기록과 현실의 상황, 개인적인 경험이 교차하는 지점을 작품의 주제로 삼는다. 현재 수원에서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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