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HD, 싱글 채널 비디오, H.264, 스테레오 사운드, 컬러, 6분 20초
문득 카발라의 향취가 스쳐갔다. 차가운 바람이 뇌를 감싸듯 신선한 환기였다. 이미 정신은 그 좋았던 한 때와 좋았던 장소, 거북이스프의 맛을 다시금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사로잡혀버린 나는 내 앞의 모든 걸 뒤죽박죽인 기억에 흡수시켰다. 모두 껌처럼 늘어나 그 마을로 빨려 들어갔다. 책의 구절도, 지금 해야 하는 것도, 코앞의 공기마저 나를 카발라에 다시 가라며 등 떠미는 듯 했다.
박지원
평면드로잉으로부터 영상을 시작한다. 비인간 생물을 의인화해 드로잉 매체를 비유하는 상황을 만든다. 나아가 캐릭터가 된 납작한 화면이 만들 수 있는 형식과 내러티브를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