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HD, 3채널 영상, H.264, 스테레오 사운드, 컬러, 17분
<The Pathetic Rhymes>는 <88>, <Lying>, <Respiration>, <The Pathetic Rhymes>, <Blues>, <Break> 총 6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랩 음악의 뮤직비디오이다.
미술 대학 졸업 후 작품 활동을 하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불능감과 불안을 느낀다. 미술 대학에서 배운 것들이 내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쓸모가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곳에선 이미지의 생산자와 수용자의 구분이 모호하고 이미지의 가치도 오프라인의 전시-작업 공간과는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매겨진다. 그런 고민과 더불어 작가로서 당장의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는 그런 상황들에서 비롯된 감정들을 랩으로 만들어 다양한 버전으로 유포한다. 힙합음악은 기본적으로 샘플 음원을 편집하고 반복해 박자를 만들어 그 위에 랩을 하는 식으로 제작이 되기 때문에 다른 음악에 비해 적은 비용(인력, 장비 등)으로 작업이 가능하다. 이러한 접근성 때문에 다른 장르의 음악보다 아마추어 창작자들의 유입이 많다. 그리고 한국의 힙합 음악은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전개된 문화라는 점에서 출발부터 디지털 환경에서의 유통이란 DNA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그것에 자막을 삽입한 뮤직비디오의 형태로 공개한다. 랩은 다른 장르의 음악에 비해 더 많은 양의 가사를 전달할 수 있고, 박자에 기반해 서사가 전개되기 때문에 영상의 화면 전환 등과 연동해 연출하기가 쉽다. 그리고 비디오는 오히려 음악에 비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는데 용이하다. 그리고 이를 대중들이 다큐멘터리나 예능의 자막을 캡쳐해 공유하는 것처럼 자신의 의도에 따라 각각의 구절들을 취사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두었다. DJ가 샘플들을 수집해 리믹스하는 것처럼 대중들에 의한 2차 창작 가능성의 여부는 디지털 환경에서 이미지의 수명을 지속적으로 갱신하며 그것이 타임라인을 타고 먼 과거의 포스팅으로서 잊혀지는 일을 막아준다. 그리고 그것은 그 이미지가 원본의 맥락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새로운 문맥에 삽입되어야만 한다. 이것이 앞서 서두에서 언급한 디지털 환경에서 영향력있는 이미지의 조건이다.
나는 내 작품들이 효과적으로 탈맥락화될 수 있는 조건을 찾기 위해 다양한 포맷으로 작품을 변형하고자 한다. 서로 다른 전시를 통해 제시한 각각의 방식들은 하나의 사례로서 관객으로 하여금 2차창작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된다. 작품이 놓이는 환경에 따라 작품의 의미가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 혹은 어디가 변하지 않는 지점으로 남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나는 매체적 환경과 그곳에서 작품이 보여질 수 있는 적절한 포맷을 연구한다. 그리고 그런 적응과 진화의 과정에서 오늘날의 작가와 작품의 의미가 무엇인지 찾고자 한다.
<The Pathetic Rhymes> is the video track containing 6 tracks of music video of my rap: <88>, <Lying>, <Respiration>, <The Pathetic Rhymes>, <Blues>, <Break>.
After graduating from art college, I feel disabled and anxious about what I do. It's because I think what I've learned in art college may not be useful in the online space where I spend the most time of the day. There, the distinction between the producer and the acceptor of the image is ambiguous, and the value of the image is also set on a completely different basis from the offline exhibition space. Along with such worries, it is very difficult to make an immediate living as an artist.
I rap those situations and distribute them in various versions. Hip-hop music is basically produced by editing and repeating sample songs to make beats and rap on them, so it is possible to work at a lower cost (people, equipment, etc.) than other music. Because of this accessibility, amateur creators are more likely to enter than other genres of music. And since Korean hip-hop music is a culture developed with the spread of the Internet, it can be said that the DNA of distribution in the digital environment is from the start.
I release it in the form of a music video with subtitles inserted in it. And video is easier to spread through social media than music. And just as the public captures and shares subtitles for documentaries or entertainment programs, each phrase is open to the public to choose and use according to their intentions. Just as DJ collects and remixs samples, whether or not the second creative possibility by the public continually renews the life span of the image in the digital environment and prevents it from being forgotten as a distant past post on a timeline. And it has to get the image out of the context of the original and be inserted into a new context. This is the condition of an influential image in the digital environment mentioned earlier in the introduction.
I want to transform my works into various formats to find conditions under which they can effectively be decoupled. Each of the different ways presented through different exhibitions is a case in point, giving the audience a guideline for secondary creation. We want to see how the meaning of the work can change depending on the environment in which it is placed, or where it remains unchanged. I study the media environment and the proper format in which works can be shown there. And in the process of such adaptation and evolution, I want to find out what the meaning of today's artists and art works is.
안광휘 Ahn Kwanghwee
나는 일상 속 대상을 통해 사유 가능한 이미지의 유통 방식과 가치 체계에 대한 변화에 관심을 가지며, 작업과 전시를 통해 이러한 일상적 사물의 기능을 비평적 사물로서 변주해 제시하는 방법을 연구한다고 소개하지만, 취미로 하는 랩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힙합 음악과 전시 공간 사이의 관계를 재구성하여 미술과 일상을 둘러싼 생산적인 논의거리를 만들고자 한다.